송수련 개인전 가람화랑 초대전(2025.10.22~11.04)인사동에서 개최 ...
“내면의 울림을 그리다 — 송수련, 가람화랑 초대 개인전 《내적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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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수련 개인전 《내적 시선 內的視線》
가람화랑 초대전 | 2025.10.22 ~ 11.04 | 서울 인사동
한국화가 송수련이 오는 10월 22일부터 11월 4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가람화랑에서 초대 개인전 《내적 시선 內的視線》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지난 2016년 이후 지속적으로 탐구해온 자아 독백의 연장선상에서, 반복된 필획의 중첩과 내면의 사유를 통해 형상화한 새로운 드로잉 30여 점을 선보인다. 송수련은 종이의 뒷면에 채색을 해 앞면으로 은은히 배어 나오게 하는 **배채법(背彩法)**을 통해 오래전부터 자신만의 독창적 회화 세계를 구축해왔다. 2018년 동덕아트갤러리 개인전 이후에는 ‘쓰기를 연상케 하는 회화적 행위’를 중심으로 회화의 본질에 대한 탐구를 이어오며, 이번 전시에서는 그 사유를 한층 더 심화시킨 작품들을 공개한다.
그의 화면은 언뜻 보면 낙서 같기도, 필사 같기도 한 자유로운 드로잉으로 가득 차 있으며, 읽을 수 없는 문자 형태의 끄적임과 자기 독백적 읊조림이 반복적으로 중첩되어 있다. 이는 마치 작가의 내면이 종이 위에 직접 흘러내린 듯한 형상으로, 전통 동양화의 여백과 먹빛의 깊이를 바탕으로 현대적 감각을 결합시켜 **‘보이지 않는 사유의 형상화’**를 시도한다. 송수련은 이러한 작업을 통해 단순히 형상을 재현하기보다, 시간과 생명이 스며든 내적 정서와 존재의 본질을 담아내려 한다.
작가는 “자연과 인공의 경계 속에 나의 삶이 놓여 있으며, 자연만으로도, 인공만으로도 내 삶은 완성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는 구상적 전통이 강한 한국화를 배웠음에도 불구하고 추상에 이끌린 이유를, 바로 그 ‘자연과 인공의 사이’에 존재하는 자신 때문이라 설명한다. 송수련에게 자연은 멈춰 있는 실체가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생명의 흐름이며, 그 안에서 작가는 하루하루 변모하는 자신의 존재를 그리고자 한다. 한 줄기 물이 샘에서 시작해 강으로 흘러가듯, 인간의 삶 또한 변화 속에 존재한다는 점을 그의 작업은 조용히 전한다.
그는 또한 “나라는 존재는 단지 나 하나가 아니라, 내 안에 여러 생명과 시간이 공존하고 있다”고 말하며, 개인의 내면을 넘어 보편적 생명 감각으로 확장된 ‘우리’의 존재를 이야기한다. 최근에는 자신의 시선이 철지난 들판의 자연에 머무르는 것을 느끼며, 생의 깊은 단계에서 느껴지는 **‘아름다운 늙음’**의 본질을 탐구한다. 작가는 봄의 푸름과 여름의 성숙을 지나 이제 본질만 남긴 자연을 응시하며, 그 안에서 쇠락이 아닌 시간의 깊이를 발견한다. 그의 시선 속 늙음은 소멸이 아닌 순리이며, “가을 물가에 고개를 꺾은 연잎은 오히려 자연의 순환을 상징하는 뜨거운 상징”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인식 속에서 그는 본질만 남은 자연의 구상성을 통해 무한한 추상을 표현하고자 한다.

그의 작업 세계를 관통하는 핵심은 ‘관조(觀照)’이다. 송수련에게 관조는 단순한 사물의 관찰이 아니라, 존재의 본질을 응시하는 내면적 시선, 즉 ‘내적 시선’이다. 그는 “그 내적 시선이 닿는 곳에서 사물은 감각의 감옥에서 풀려나 생명력 있는 존재로 다시 태어난다”고 말한다. 나아가 “그때의 내적 시선은 나의 것이자 우리 모두의 것이며, 작품이 누군가의 내면에 공통된 정서를 환기시키는 촉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근 그는 그리는 것만큼이나 덜어내는 행위에 몰두하며, 비움 속에서 진정한 본질에 다가가려 한다. 송수련에게 비움은 단순한 없음이 아니라, 지움과 가림을 통해 드러나는 존재의 진면목이며, 그는 “내가 생각한 본질을 제시하는 대신, 관람자가 자신의 사유와 감성으로 그 빈 자리를 채워가기를 바란다”고 전한다.
미술평론가 윤진섭은 송수련의 작업을 “0도의 글쓰기”로 표현하며, “그녀의 그림은 쓰고 지우는 반복된 행위를 통해 ‘텅 빈 충만’의 미학을 드러낸다”고 평했다. 그는 “송수련의 근작들은 장지 위에 붉은색, 청색, 검정색, 녹색의 필획이 겹겹이 쌓였다가 사라지며, 무상과 무위의 철학을 시각화한다. 그 과정은 마치 바람이 역사를 쓰던 태고의 자연성으로 회귀하는 행위”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오랜 시간 축적해온 내적 사유와 형식 실험의 결정체로, ‘보는 그림’에서 ‘느끼는 그림’으로의 전환을 보여준다. 송수련은 덜어냄의 미학 속에서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며, 동양화의 전통 위에 자신만의 현대적 정신세계를 구축해왔다.

송수련 작가는 1969년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회화과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1974년 성신여자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했다. 한국화의 현대적 해석을 꾸준히 탐구해온 그는 지금까지 개인전 33회, 단체전 500여 회에 참여하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2025년 가람화랑(서울), 2020년 GS칼텍스 예울마루 장도전시실(여수), 2018년 동덕아트갤러리(서울), 2009년 금호미술관(서울), 2007년 프랑스 파리 시테 데 자르, 2004년 대한민국예술원 미술관에서 열린 석주미술상 기념전 등이 있다. 또한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의 Galeria de Arte Ascaso, 조선일보미술관, 선화랑, 문예진흥원 미술회관 등 국내외 유수의 전시 공간에서도 개인전을 개최했다.
단체전으로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수묵별미〉, 서울시립미술관의 〈격변의 시대, 여성 삶 예술〉, 한벽원미술관의 〈회화2000〉,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뉴욕문화원의 〈5070 한국미술의 새로운 발견〉, 대만 장유미술관 교류전 등 다양한 기획전에 참여하며 한국화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호암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울산현대예술관, 경남도립미술관, 여주아트뮤지엄 려 등 주요 기관에 소장돼 있다.
수상 경력으로는 2004년 제15회 석주미술상, 2002년 MANIF 특별상, 1978년 대한민국미술대전 문화공보부 장관상, 1968년 제1회 동아국제미술전 동양화부 수석상이 있으며, 국전에서도 다수의 특상과 입선을 기록했다.
현재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한국화학과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며, 전통 수묵의 정체성과 여성적 감성을 현대적으로 풀어내는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화가 송수련이 오는 10월 22일부터 11월 4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가람화랑(인사동10길 11, Tel. 02-731-6170)에서 초대 개인전 《내적 시선 內的視線》**을 연다. 이번 전시에는 작가의 내면적 사유를 담은 드로잉과 회화 30여 점이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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