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제37회 세계일보 음악콩쿠르 심사평 공개
제37회부터 음악부문 전체 심사위원장(단국대학교 신은령 교수)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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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에서 주최하고 아트인뱅크에서 주관했던 제37회 세계일보 음악콩쿠르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지난 5월 2~3일 예선과 14~15일 본선을 서울아트센터 도암홀에서 진행했다. 피아노,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성악 등 총 5개 부문으로 나뉘어 초·중·고등부 경연이 펼쳐졌으며, 총 250명의 참가자가 수준 높은 무대를 선보였다.
이번 대회에서는 △고등부 임지훈(홈스쿨링3·피아노), 정의윤(서울예고3·바이올린), 박하민(서울예고3·비올라), 권정은(서울예고3·첼로), 김지안(서울예고3·성악) △중등부 김완진(예원학교3·피아노), 박해오름(예원학교3·바이올린), 김리세(예원학교2·비올라), 문지원(예원학교3·첼로), 유경민(예원학교3·성악) △초등부 김윤별(상명초6·피아노), 손정우(산본초5·피아노), 주하린(불곡초6·바이올린), 임서영(서울대곡초6·비올라), 이서연(영훈초6·첼로), 김지원(서울서일초6·성악)이 각 부문 최고상을 차지하며 차세대 클래식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특히 올해는 성악 부문이 새롭게 신설되면서 기존 기악 중심의 대회를 넘어 종합 클래식 음악콩쿠르로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참가자들의 열정과 뛰어난 연주 수준은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심사위원단은 "37회째를 맞은 올해 대회는 역대 최다 수준의 참가 열기와 함께 전반적인 기량 또한 크게 향상됐다"며 "젊은 연주자들의 음악적 잠재력과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던 의미 있는 무대였다"고 평가했다.

신은령(전체심사위원장)
전체 심사위원장을 맡은 신은령 교수는 총평을 통해 이번 콩쿠르 무대를 책임져 준 모든 참가자 여러분의 치열한 노력과 음악을 향한 집념에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심사위원단을 대표하여 이번 대회에서 나타난 전반적인 경향을 짚어보고, 음악적 성취와 더불어 앞으로의 성장을 위한 몇 가지 고언을 전하고자 합니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의 가장 큰 특징은 참가자들의 기교적 수준이 몰라보게 상향평준화되었다는 점입니다. 까다롭고 난해한 테크닉을 막힘없이 소화해내는 젊은 연주자들이 많아 심사위원단 모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훌륭한 테크닉이 반드시 감동적인 음악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단순히 악보에 적힌 음표를 오차 없이 재현하는 단계를 넘어, 그 이면에 숨겨진 작곡가의 의도를 어떻게 해석하고 이를 자신만의 언어로 녹여내느냐가 결국 이번 대회의 가장 큰 변별력이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아쉬웠던 점을 짚어보자면, 소리의 제어와 다이내믹의 운용을 들 수 있습니다. 악기의 특성을 깊이 이해하고 풍부한 성량 속에서도 섬세한 피아니시모(pp)의 긴장감을 살려낸 연주가 있었던 반면, 그저 크고 강한 소리만 지향하다가 악기 고유의 아름다운 음색을 잃어버린 연주도 종종 눈에 띄었습니다. 음악에서 셈여림이란 단순히 물리적인 음량의 크기가 아니라, 행간에 담긴 감정의 밀도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아울러 곡의 전체적인 건축적 구조를 보지 못하고 지엽적인 아름다움에만 집착하여 템포를 과도하게 흔드는 경향도 아쉬웠습니다. 흐름을 받쳐주지 못하는 무분별한 루바토는 연주를 매끄럽게 만들기보다 오히려 전체적인 리듬의 안정감을 깨뜨려 감상을 방해하기 쉽습니다.
악보를 읽는 것은 기술이지만, 그 행간을 읽어내는 것은 예술입니다. 단순히 연습량으로만 밀어붙이는 음악은 귀를 자극할 수는 있어도 마음을 울리지는 못합니다. 기술적 연마는 기본일 뿐이며, 그 위에 작품의 시대적 배경에 대한 깊은 사유와 연주자 자신의 삶이 투영될 때 비로소 생명력을 얻습니다. 무대 위에서 미스 터치나 작은 실수가 있었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자신의 음악에 몰입했던 참가자들의 태도는 무척 고무적이었습니다. 그런 집중력이야말로 프로페셔널로 나아가는 첫걸음입니다.
콩쿠르의 결과는 여러분이 걸어갈 긴 음악적 여정 속에서 만나는 아주 작은 정거장 하나에 불과합니다. 오늘의 결과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무대 위에서 스스로 발견한 아쉬움들을 성장의 자양분으로 삼고 좋았던 기억들을 자신감의 근거로 삼으시길 바랍니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무대를 지켜낸 참가자 모두가 이 무대의 주인공입니다. 여러분의 빛나는 앞날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권마리 단국대학교 교수는 피아노 부문 심사평을 통해 참가자들의 높은 수준과 음악에 대한 진지한 열정을 확인할 수 있는 뜻깊은 무대였습니다. 다만,정확한 악보 해석과 음악적 표현력, 자연스러운 호흡을 더욱 발전시킨다면 한층 완성도 높은 연주를 보여줄 수 있을 것입니다. 모든 참가자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며, 앞으로의 성장을 기대합니다. 대회를 위해 함께 애써주신 관계자분들께도 따뜻한 감사를 전합니다.

바이올린 부문 심사를 맡은 신은령 단국대학교 교수는올해 바이올린 부문은 젊은 연주자들의 기술적 역량이 이미 기성 무대를 위협할 만큼 상향평준화되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난곡들을 과감하게 몰아치는 패기는 그 자체로 청중을 압도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왼손의 민첩성과 역동적인 기교 면에서는 이미 성숙한 궤도에 오른 참가자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활을 다루는 기술적 숙련도가 반드시 음악적 사유의 깊이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본질적인 명제를 이번 무대는 다시 한번 일깨워줍니다.
가장 먼저 짚어야 할 대목은 인토네이션의 견고함과 이에 수반되는 오른손 보잉의 유연성입니다. 화려하게 전개되는 패시지 속에서도 중심 음정을 끝까지 잃지 않은 소수의 연주자들은 단연 돋보였습니다. 반면, 테크닉의 과시에 치중한 나머지 고음역 포지션 이동 시 음정이 흔들리거나, 소리의 밀도를 높이려는 조급함에 활을 과도하게 눌러 바이올린 고유의 공명 대신 거친 마찰음을 양산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왼손의 현란함은 오른손 보잉의 유연한 밀착이 받쳐주지 못하면 음악적 선율로 환원되지 못합니다. 활을 악기 위에 온전히 얹어, 현을 넘어 악기 몸통 전체를 울리는 깊은 톤을 찾아내는 데 더욱 천착해야 할 것입니다.
비브라토의 다채로운 운용과 프레이징의 긴 호흡에 대해서도 깊은 고민이 요구됩니다. 작품의 시대적 스타일과 텍스처가 변화함에도 시종일관 동일한 폭과 속도의 비브라토를 고수하는 타성적인 연주가 많았습니다. 모차르트나 베토벤 등의 고전 텍스트에서는 정교하고 절제된 보잉을 통해 정갈한 라인을 구축해야 하며, 후기 낭만이나 근대 작품에서는 감정의 다이내믹에 따라 비브라토의 스펙트럼을 섬세하게 조율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내적인 성찰 없이 감정을 과잉 표출하느라 활 분배의 균형을 잃고 프레이징의 종지를 흐리는 연주는 음악적 설득력을 획득하기 어렵습니다.
악기와 대립하며 소리를 강제로 끄집어내기보다, 악기 자체의 울림을 신뢰하고 그 파동에 몸을 맡길 때 비로소 진정한 스케일과 톤이 발현됩니다. 경연 도중 뜻하지 않은 미스가 발생했음에도 이에 함몰되지 않고, 끝까지 자신만의 음악적 서사를 책임지던 몇몇 참가자들의 뚝심은 무척 고무적이었습니다.
콩쿠르의 결과는 거장으로 향하는 긴 예술적 여정에서 마주치는 하나의 이정표에 불과합니다. 이번 무대에서 드러난 빈틈은 테크닉과 내면을 정돈하는 기회로 삼고, 자신의 음악적 당위성을 지탱하는 자양분으로 삼으시기 바랍니다. 치열한 사유로 무대를 지켜낸 모든 참가자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채희철 숙명여자대학교 교수는 이번 세계일보 콩쿨에서 경연을 펼친 학생들의 기량은 매우 뛰어났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초,중,고 모든 부문에서 실력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의 학생들이 많았기에 우리나라의 음악계와 첼로계의 미래가 밝아보였다.
부디 앞으로 계속해서 정진하길 바라는 바이며,한가지 바라는 점은 아직 발전 가능성이 많은 학생들 이므로 음악에 대한 순수함을 가지고 차근차근 실력을 다져나가길 바라는 바 이다.

조명희 한양대학교 겸임교수는 전반적으로 초등부, 중등부, 고등부 참가자들 모두 기대 이상의 수준 높은 연주를 들려주었다. 각 부문별로 더 보완하면 좋을 점을 꼽자면, 초등부 참가자들은 안정적인 음정을 위한 왼손 기본기와 포지션에 따른 손가락 간격에 더욱 주의를 기울일 것, 중등부 참가자들은 악보에 표기된 악상과 표현을 보다 섬세하게 살리고, 무대에서는 더 과감하고 자신감 있는 표현을 시도하기를 바란다. 고등부 참가자들은 작품과 작곡가에 대한 이해를 더욱 깊이 있게 탐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연주자로서 자신만의 색깔과 개성을 만들어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앞으로도 각자의 가능성을 믿고 성실히 성장해 나가길 기대한다.

올해 신설된 성악 부문 심사를 맡은 이인학 서울시립대학교 교수는 참가한 모든 학생들이 음악적으로 높은 완성도와 진지한 태도를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초등부 학생들의 작은 체구에서 울려 나오는 풍성한 음색과 순수한 음악성은 우리나라 클래식 음악의 밝은 미래를 기대하게 하는 소중한 가능성이었습니다. 한편, 심사를 하며 조금 아쉬웠던 점도 있었습니다. 초등부에서 자연스럽고 자유롭게 울리던 목소리가 고등부에 이르러서는 다소 경직되거나 무리한 발성으로 인해 본연의 아름다움을 잃은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입시를 준비하는 과정과 보다 어려운 오페라 아리아를 소화해야 한다는 부담 속에서 학생과 지도자 모두가 성장의 속도를 조금 서두르게 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목소리는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두고 길러지는 악기입니다. 학생들이 경쟁보다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을 먼저 품고 자신의 소리를 기다릴 수 있기를 바라며, 그 과정에서 지도자들 또한 건강한 성장을 함께 이끌어 주시기를 기대합니다.
한편, 주관사 아트인뱅크 임완수 대표는 "매년 세계일보 음악콩쿠르에 관심을 갖고 참여해 주시는 전국의 학생들과 학부모, 지도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도 보다 다양한 음악 분야의 저변을 확대하고, 학생들에게 더 많은 무대와 성장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피아노와 바이올린 등 인기 악기뿐만 아니라 비올라, 첼로, 성악 등 다양한 전공 분야가 균형 있게 평가받을 수 있도록 심사위원 구성에 각별히 힘쓰고 있다"며 "대한민국 음악콩쿠르 가운데 가장 많은 심사위원을 위촉해 공정성과 객관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참가자 모두가 결과를 떠나 자신의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고 성장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드는 것이 세계일보 음악콩쿠르의 목표"라며 "앞으로도 공정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국내를 대표하는 음악 인재 발굴의 장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출처 : 제37회 세계일보 음악콩쿠르 주관사 아트인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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